언론 보도

경향신문
[테마여행]와, 신기한 세상! 호기심 천국 

박물관은 으레 지루한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조금 색다른 박물관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 개인이 애지중지하던 소장품을 모아 만든 ‘작은’ 박물관에는 국보급 보물은 찾기 힘들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다 둘러볼 때쯤이면 박물관은 어렵고 딱딱한 곳이라는 생각이 쏙 들어갈 것이다. 

#삼청동 부엉이박물관 

 우리나라는 부엉이를 부(富)의 상징적 동물로 여기지만 서양에서는 지혜와 공예의 수호신인 아테나의 친구이자 지혜를 상징하는 동물로 본다. 어린이 학습지에 사각모에 뿔테안경을 쓴 부엉이가 자주 등장했던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부엉이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면 부엉이 박물관의 문을 열어보자. 

박물관에는 ‘부엉이 엄마’라고 불리는 주인아주머니가 30년간 모은 3,000여점의 부엉이 관련 그림, 엽서, 공예품들이 가득하다. 일본에 딱 한 번 간 것 외에는 국내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바자 등을 뒤져서 이 많은 것을 모았단다. 

박물관 가득히 아기자기하게 전시된 전시물들을 보며 ‘작은 탄성’을 지르다 보면 덩치 큰 박물관에선 찾기 힘든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박물관에 들르는 모든 사람에게는 차와 음료가 제공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부엉이카페’라고 불러도 좋겠다. 오전 10시~오후 7시(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성인 5,000원. 어린이 3,000원.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2번 마을버스를 타고 감사원 앞 하차. (02)3210-2902 www.owlmuseum.co.kr



[그의 작은 박물관]
부엉이박물관 배명희 관장

배명희 부엉이박물관 관장(56·사진)은 부엉이를 수집하게 된 연유를 묻자 주저 없이 “예쁘니까”라고 했다. 


강원 삼척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14살 때, 경주 수학여행 길에 기념품가게에서 부엉이 모양의 목공예품을 처음 샀다. 부리부리한 눈매, 머리 양 끝에 앙증맞게 솟아 있는 귀깃. 그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었다. 그때부터 부엉이 모으기를 시작했으니 배 관장의 부엉이 수집은 40년이 훌쩍 넘었다. 그는 자신을 ‘부엉이 중독자’라고 불렀다. 


배 관장이 본격적으로 부엉이 수집에 나선 건 결혼한 뒤부터다. 결혼 전 모은 것들은 주로 소품 위주였다. 그래서 시집올 때 데려온 부엉이는 몇 상자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전 세계의 부엉이를 모았지만 부엉이를 수집한다고 외국에 나가본 적은 없다. 열정이 있으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여러 나라 것을 수집할 수 있다고 한다. 각국 대사관에서 개최하는 바자회에 꼬박꼬박 들르는 것도 큰돈 안 들이고 외국 부엉이를 모으는 그만의 노하우다. 


해외여행을 즐기는 아들은 외국에 갔다 돌아올 때면 어머니에게 선물할 부엉이를 꼭 챙겨온다. 심지어 외국에 나가는 남편의 친구들까지 배 관장의 부엉이 수집에 동원(?)됐다.


배 관장은 ‘수집은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애정과 사랑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을 것 안 먹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모은 부엉이들이라 더 사랑스럽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가 모은 부엉이는 모두 4000여점. 관련 유물도 있고, 그림이나 조각 등 작품도 있고, 열쇠고리·우표·전화카드 같은 소품도 있다. 부엉이 관련 서적도 꽤 모았다. 박제도 몇 점 있지만 죽어 있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아 전시는 하지 않는다. 


배 관장이 평범한 주부에서 박물관 관장으로 변신하게 된 것은 2003년. 가족과 지인들이 ‘부엉이를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박물관 설립을 권했다. 배 관장도 문화 활동을 할 수 있으면 밋밋한 인생에 자극이 되겠다 싶어 나섰다. 하지만 전업주부인 데다, 부엉이 모으느라 남편의 수입을 적잖이 탕진(?)한 뒤라 전시공간을 임차할 여력은 없었다. 그때 떠올린 것이, 노후에 살려고 사놓았던 서울 종로 삼청동의 구옥이다. 안과의사이자 한글기계화 운동의 선구자인 고 공병우 박사가 살던 집이다.


지혜의 상징 부엉이와 공병우 박사, 그 인연도 의미 있겠다 싶어 구옥을 손봐 박물관의 문을 열었다. 부엉이 전문 박물관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외국인의 발길도 점차 늘었다. 박물관을 찾은 외국인들은 배 관장의 정성에 감복해 자신이 지닌 부엉이를 놓고 가기도 하고 귀국한 뒤 선물로 부치기도 한다.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부엉이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배 관장은 뒤늦게 부엉이 공부를 시작했다. 배 관장은 그동안 공부한 것을 종합해 박물관 설립 10년째를 맞는 2012년쯤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 부엉이박물관 가는 길 
서울 광화문에서 국립민속박물관 쪽 길을 따라 감사원으로 가면 된다. 감사원 못 미쳐 오른쪽 작은 골목으로 10m 들어간 곳에 있다. 교보문고 앞에서 11번 마을버스를 타면 명성마트에서 내린다. 3호선 안국역에서는 정독도서관을 거쳐 감사원 쪽으로 간다. 안국역 2번 출구에서 02번 마을버스를 타도 감사원에서 내린다. 두 길이 다 산책하기 좋다. 도보로 20분 정도 걸린다.

 
박물관 공간이 다소 좁아 소품 위주로 전시한다. 하지만 별의별 부엉이들이 300점이 넘게 전시돼 있어 차근차근 관람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전시장 가운데 탁자가 있어 잠시 쉬거나 부엉이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월·화·수요일은 쉬지만, 공휴일에는 문을 연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27-21 (02)3210-2902 www.owlmuseum.co.kr


매일경제
[서울 투어] 서울의 작은 박물관 여행

배명희 관장이 30년간 수집한 부엉이 관련 미술품 및 공예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30여 평의 아담한 공간에는 반지에 새겨진 아주 작은 부엉이부터 도자기, 그림, 병풍 등에 수 놓인 부엉이까지 즐비하다. 이어서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건너온 부엉이 석상, 이집트산 담배통에 새겨진 부엉이, 티베트에서 만들어진 백동 부엉이, 부엉이 울음소리를 내는 스페인산 피리까지 전 세계 이름표를 단 2000여 점의 ‘부엉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부엉이박물관은 담쟁이 넝쿨 등 외관부터 부엉이가 사는 숲을 연상케 하는데,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금새 온갖 표정의 부엉이를 즐겁게 마주할 수 있고 카페 공간에서 차도 마실 수 있다. 사진: 부엉이박물관 

관람료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 이용 시간 목~일 10:00-19:00, 매주 월, 화, 수 휴무 위치 삼청동 감사원 방향 언덕 초입 골목 안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27-21 주변 여행지 삼청동, 삼청공원, 경복궁 문의 02-3210-2902
www.owlmuseum.co.kr 


동아일보  [메트로 문화&사람]
서울 삼청동 부엉이 박물관 배명희 관장

동그란 안경을 쓴 배명희 부엉이박물관 관장의 눈은 부엉이 눈을 그대로 닮았다. ‘부엉이 엄마’로 통하는 배 관장은 세계 80여 개국 3000여 점의 부엉이 관련 물품을 모아 박물관을 열었다. 김재명 기자

“부엉이는 지혜 상징-富 지킴이
80여개국 작품 3000여점 가득” 
“중학생때부터 모아… 해외는 일본 한번 갔을뿐 
"평범한 아줌마가 박물관 여니 신기해 하시네요” 

‘부엉이’ 하면 머릿속에 무엇이 떠오를까. 어둑어둑한 겨울밤, 아니면 으슥한 숲길 속에서 빛나는 큰 눈?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부엉이 박물관에 다녀오면 그런 생각이 바뀌게 된다. 민화 속 부엉이부터 지폐 속의 부엉이까지 다양한 부엉이를 살피다 보면 부엉이의 새로운 면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 

게다가 부엉이 눈을 닮은 동그란 안경을 쓴 배명희(54) 관장의 부엉이 예찬을 듣다 보면 부엉이는 어느새 친근하게 다가온다.  

“부엉이는 지혜의 상징이자 부의 지킴이이기도 해요. 이건 부엉이 모양의 현관 초인종 함인데 조각이 아주 멋스럽지 않나요?”  

이런 특별한 부엉이 사랑 때문인지 박물관을 거쳐 간 사람들에게 그는 ‘부엉이 엄마’로 통한다. 

○ “수학여행에서 산 부엉이 목걸이 때문에…”  

배 관장과 부엉이의 인연은 경북 경주 수학여행에서 시작됐다. 강원도 산골 소녀는 중학교 때 경주 수학여행을 가서 귀여운 부엉이 목걸이를 산 이후 부엉이에 매료돼 장날이나 도시에 나가면 습관처럼 부엉이 공예품을 찾았다.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아줌마가 되어갔지만 부엉이에 대한 정은 오히려 깊어졌다. 그녀는 틈틈이 시간을 내 대사 부인 바자, 청계천, 풍물전 등으로 발품을 팔아 부엉이 공예품을 모았다.  

“아마 동네 사람들은 저를 이상한 여자로 오해했을지도 몰라요. 만날 머리에다가 웬 부엉이를 이고 오니까요. 막상 부엉이는 사면서도 택시비는 너무 아까워서 아무리 무거워도 머리에 이고 버스, 지하철을 타고 왔거든요.”

박물관을 연 것은 2003년. 엄마가 행복하게 모은 부엉이를 다른 사람과 함께 보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아들의 조언 때문이었다. 삼청동에 오래된 건물을 마련하고 디자인을 전공한 아들이 간판과 전시를 돕고 남편은 화단을 꾸며줬다.

“몇 백 년 된 거창한 유물들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참 소중한 물건인데 여기 오시는 분들이 좋아하시니 참 행복합니다. 저처럼 평범한 아줌마가 박물관을 한다는 것도 신기해하시는 것 같고요.”  

○ 세계에서 모인 3000여 점의 부엉이 작품이 가득

부엉이 박물관은 삼청동 감사원으로 올라오는 길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박물관에는 80여 개국의 다양한 부엉이 작품 3000여 점으로 가득하다. 지혜의 상징인 미네르바 부엉이 공예품부터 귀여운 부엉이 저금통까지 하나하나가 새롭다. 

“페루에서부터 홍콩까지, 세계 방방곡곡에서 온 부엉이들이 모여 있지요. 하지만 평범한 살림에 맏며느리라 일본을 제외하곤 외국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남편이나 아들, 또 주변의 해외 나가시는 분들에게 부탁은 했죠.”

배 관장은 박물관을 일로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한다는 원칙에 따라 월, 화, 수요일은 문을 열지 않는다.  

관람객들에게 여름에는 시원한 차,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대접하는 것도 부엉이 박물관만의 특징. 부엉이 박물관엔 관람객들이 관람을 마치고 앉아 쉬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테이블 위에 색연필과 종이도 마련되어 있다.

손님들이 그리고 간 개성 있는 부엉이들은 박물관 기둥이며 벽에 전시되어 있다. 이것을 관찰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세계적인 여행서적 론리 플래닛에 소개된 덕분인지 외국에서도 많이 찾아온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한경비즈  [프로의 세계] 14세부터
부엉이 수집하러 전시회·박람회누볐죠

‘부엉이 박물관’은 삼청동의 크고 작은 개인 박물관들 중에서도 유난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개인 박물관 중 하나다. 손톱만한 작은 조각품에서부터 대형 병풍 및 걸개그림까지, 4000여 점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부엉이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이야기를 담고 있어 관람객들의 눈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은 지 90년이 넘은 고택과 만들어진 지 100년이 훨씬 넘은 목재 테이블과 의자 등도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부엉이 박물관에 부엉이 그림책까지 집필 

이 때문에 멀리에서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부엉이 박물관은 그리 흔하지 않은 편이에요. 그래서 부엉이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예술, 디자인 쪽에 종사하시는 외국 손님들이 한국에 오면 꼭 들르는 곳이 바로 부엉이 박물관이죠.” 지난 2003년 부엉이 박물관을 개관한 배명희 관장은 평범한 가정주부 출신이어서 더욱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세계 각국의 부엉이 관련 조각과 예술품들을 수집했는데, 정작 제 자신은 외국에 나간 일도 거의 없는 평범한 가정주부였기 때문에 신기해하는 것 같아요.(웃음)” 배 관장은 스스로를 그저 ‘평범한 아줌마’라고 하지만, 사실 그녀는 누구보다 오랫동안 부엉이 수집품을 모아왔고 부엉이에 관한 각종 고전 자료들을 공부한 덕분에 이제는 부엉이 박사 못지않은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부엉이 전문가다. 

그녀가 부엉이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44년 전, 그녀의 나이 열네 살 때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에서 섬세하게 깎아 만든 부엉이 목공예품을 사게 된 것이 그 후 평생에 걸쳐 부엉이를 수집하게 된 계기가 됐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저 부엉이가 예쁘고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계속 수집하게 된 것뿐이죠.” 

결혼하고 남편 뒷바라지하고 두 아들을 장성시킬 때까지 그녀는 평범한 아마추어 수집가로서 부엉이 수집에 공을 들였다. 부엉이를 수집하기 위해 각종 전시회와 박람회를 구석구석 누비곤 했다. 

부엉이를 수집하기 위해 일부러 외국에 간 적은 없지만 주한대사관이나 주한 외국인 부인들이 펼치는 각종 기념·자선 바자에서 발품을 팔아 세계 곳곳의 부엉이들을 수집할 수 있었다. 그녀의 부엉이 수집 취미를 알게 된 지인들이나 대학교수인 남편이 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두 아들이 배낭 여행을 다녀오면서 사다 준 부엉이들도 적지 않다. 

그 덕분에 그녀의 집에는 수백 년 된 골동품 부엉이에서부터 부엉이 오븐, 부엉이 민화, 청동 부엉이 조각상 등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다양한 부엉이 수집품들이 점점 쌓여가기 시작했다.

부엉이를 수집하게 되면서 부엉이에 대한 역사적 사료와 신화·민담 등으로 구전돼 오는 다양한 부엉이 이야기도 채록하게 됐다. 그녀의 집을 찾아온 지인들이 박물관을 열어보라고 권하게 된 것도 단순한 개인 수집가의 수집품 치고는 그 종류와 양이 전문적이면서도 방대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그냥 가족들끼리만 보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저 역시도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부엉이들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노후를 위해 사 두었던 삼청동 고택에 그동안 수집해 두었던 부엉이들로 박물관을 만들 때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건 진작부터 그녀의 부엉이 사랑을 이해하고 지켜봐 주었던 가족들이었다. “아무래도 남편 도움이 제일 컸죠. 특히 금전적인 면에서.(웃음)” 

두 아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광고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고, 당시 미술대학을 다니던 둘째 아들은 부엉이 박물관의 마스코트나 디자인을 도맡았고 홈페이지도 꾸며주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큰아들도 해외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부엉이를 사다 주는 한편 부엉이 관련 외국 서적을 번역해 주는 등 그녀가 부엉이를 찾고 공부하는 일에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부엉이 박물관은 개관 초기부터 그 독특한 콘셉트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그거 아세요? 우리나라에서 부엉이는 부흥, 부흥 하고 울기 때문에 예전부터 재물을 불러들이는 새로 여겨졌대요. ‘부(富:넉넉할 부)흥(興: 일으킬 흥, 일어날 흥)’이라는 울음소리 때문이죠. 

게다가 부엉이는 낮에는 자고 모두가 잠든 밤에 혼자 일어나 활동하는 새여서 집안과 나라를 지키는 새로 여겨지기도 했죠. 일본에서는 부엉이가 ‘재물과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지혜’를 상징해 도서관·서점·학교 등의 상징으로 이용되고 있기도 하죠.” 

부엉이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 그녀의 입담은 빛을 발한다. 부엉이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정다운 말솜씨 덕분에 일부러 그녀를 만나기 위해 부엉이 박물관을 찾는 단골 관람객들도 많다. 손님들이 뜸할 때면 부엉이 그림을 그리곤 했다. 특별히 그림을 따로 공부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박물관을 가득 채운 부엉이들을 하나하나 지켜보다 보면 저절로 색연필로 부엉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쌓여가는 부엉이 스케치들을 보며 부엉이 동화책을 내 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한 건 큰 아들이었다. 

“그림도 잘 그리지 못하고, 동화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하지만 전문적인 동화 작가나 전문적인 그림 작가보다 부엉이에 대한 애정은 더 크다고 자부할 수 있죠. 그래서 큰 부담 없이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거예요.” 

그녀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무지개로 날아간 아가 부엉이’는 부모와 떨어진 아기 부엉이가 우연히 부엉이 마을로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흙과 나무, 물소 뿔 등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 부엉이마을의 부엉이들은 모두 그녀가 수집한 수집물들을 생명화해 표현한 것이다. 

“동화책 속에 나오는 부엉이들은 전부 제 수집품들이에요. 제가 부엉이를 수집하면서 알게 된 재미있는 이야기 부엉이와 관련된 문화, 부엉이의 의미들을 재미있게 풀어쓴 것이죠.” 큰 욕심 없이 만든 책인 만큼 큰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동화책은 전문 동화작가나 편집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신선한 발상과 순수하고 애정 어린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집가로서의 책임 의식 느껴 

많은 수집가들이 저마다 소망하는 건, 언젠가 자신의 수집품을 모아 놓은 개인 박물관을 개관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배 관장은 개인 수집가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공한 수집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분만 생각하면 그다지 바람직한 사업 아이템은 아니죠. 이 집만 해도 박물관을 하는 것보다 세를 놓는 편이 훨씬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걸요?(웃음)” 

실제로 부엉이 박물관과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개인 박물관들 중에는 이미 문을 닫고 사라진 곳들도 많고, 현재 개인 박물관들이 많이 모여 있는 삼청동에도 곧 문 닫을 준비를 하는 박물관들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여전히 박물관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은, 그리고 비공개 중인 부엉이 수집품들과 우리 문화 속의 부엉이 수집품만 따로 모아 전시할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수집가로서의 책임 의식 때문이다. 

“좋아서 시작했고, 좋아서 모은 것들이지만 혼자 소유하고 즐기는 건 사치가 아닐까요? 제가 부엉이를 통해 느낀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많은 인생의 교훈들을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약력 : 1954년생. 부엉이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자칭 타칭 부엉이 만물박사이자 44년에 걸쳐 4000여 점에 달하는 전 세계의 부엉이 미술품을 수집한 부엉이 수집가다. 부엉이에 대해 소박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2003년 봄 서울 삼청동에 부엉이 박물관을 개관, 운영하고 있다. 저서 ‘무지개로 날아간 아가 부엉이’.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